WallFit을 만들기로 한 이유
결혼 기념으로 시작된 앱 하나
WallFit은 시장 조사나 트렌드 분석에서 출발한 앱이 아니다.
사용자 인터뷰나 명확한 수익 모델을 세워두고 시작한 프로젝트도 아니었다.
시작은 아주 개인적인 이유였다.
“이런 앱이 하나 있으면 좋겠어.”
그 말을 한 사람은, 지금의 아내였다.
필요하다는 말 하나로 시작된 개발
당시 아내는 여러 장의 사진을 한 화면에 배치해
배경화면으로 쓰고 싶어 했다.
하지만 기존 앱들은 항상 어딘가 아쉬웠다.
- 사진을 여러 장 배치하면 비율이 어긋나거나
- 화면에서는 괜찮아 보여도 저장하면 결과물이 흐릿해지거나
- 레이아웃을 조금만 바꾸고 싶어도 선택지가 지나치게 제한되어 있었다
“이 정도는 내가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으면 좋겠는데.”
그 말을 들으면서 든 생각은 단순했다.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문제는 아니었다.
그때는 아직 결혼 전이었고,
결혼을 앞두고 무언가 남길 수 있다면 의미 있겠다는 생각도 있었다.
그래서 WallFit은
총각 때, 아내가 실제로 쓰기 위해 만든 앱으로 시작됐다.
처음부터 ‘출시용 앱’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
초기의 WallFit은
App Store에 올릴 제품이라기보다 개인 도구에 가까웠다.
기준은 단순했다.
- 실제로 쓰게 될 사람은 한 명
- 불편하면 바로 고칠 수 있을 것
-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되는 UI일 것
그래서 기능 목록보다 먼저 정리한 건
다음과 같은 질문들이었다.
- 이 결과물은 어디에 쓰이는가
- 화면에서 보는 것과 저장된 이미지가 달라도 괜찮은가
- “옵션이 많다”는 게 정말 좋은 경험인가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은 대부분 보수적이었다.
화려함보다 실제로 쓰이는 결과를 기준으로 삼았다.
‘배경화면 앱’이 아니라 ‘결과물을 만드는 앱’
기존 배경화면 앱들을 보면서 공통적으로 느낀 점이 있었다.
많은 앱이
편집 과정에는 신경을 쓰지만,
정작 저장된 이미지의 품질이나 쓰임새에는 상대적으로 둔감하다는 점이다.
WallFit은 방향을 반대로 잡았다.
- 미리보기와 저장 결과가 최대한 같아야 하고
- 해상도는 디바이스 기준으로 명확해야 하며
- 비율은 강요하지 않되, 결과가 깨지지 않아야 한다
이 기준 때문에
기능을 늘리는 대신
제약을 분명히 하는 설계를 선택하게 됐다.
이 선택은 이후
그리드, 여백, 해상도 같은 문제를 다룰 때
계속 기준점으로 작동했다.
왜 무료로 공개했는가
WallFit을 무료로 공개하기로 한 결정은
이상적인 이유에서 나온 선택은 아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앱을 알려줘도
“한번 써볼까” 하는 지점에서
유료라는 이유로 바로 멈추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앱의 완성도나 필요성과는 별개로,
소액 결제는 분명한 진입장벽이 됐다.
어차피 많은 사람이 내려받아 쓰는 앱도 아닌데,
굳이 그 장벽을 유지할 이유는 없다고 판단했다.
차라리 무료로 공개해서
필요한 사람은 부담 없이 써보게 하고,
수익이 발생한다면 광고 정도면 충분하다고 봤다.
그래서 WallFit은
“돈을 내고 써야 하는 앱”이 아니라
**“주변 사람에게 그냥 써보라고 넘길 수 있는 앱”**이 되는 쪽을 택했다.
수익화, 광고, Analytics 같은 것들은
처음부터 정교하게 설계된 전략이 아니라,
이 선택 이후에 자연스럽게 따라온 고민들이었다.
이 시리즈에서 다루려는 것
이 글은 WallFit을 홍보하기 위한 글이 아니다.
그리고 성공 사례를 정리하려는 글도 아니다.
이 시리즈에서는 다음을 다루려고 한다.
- 그리드와 여백을 왜 이렇게 설계했는지
- 해상도 문제에 왜 집착했는지
- 어떤 기능을 왜 만들지 않기로 했는지
- 무료 앱을 운영하면서 계속 바뀌는 판단들
WallFit은 아직 완성형 앱은 아니다.
다만, 어떤 기준으로 만들어지고 있는지는 분명한 앱이다.
다음 글에서는
WallFit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쓴 주제인
그리드, 여백, 그리고 비율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